
현우—아 니, 루트는
다시 슬라임 앞에 섰다.
“이번엔… 다르다…”
손을 들어 올렸다.
집중.
천천히.
정말 천천히.
손끝에 차가운 기운이 모였다.
“…이게 아이스볼인가?”
작은 얼음 구슬이 떠올랐다.
느리게.
정말 느리게.
슬라임을 향해 날아갔다.
---
### ■ 처음으로 “맞다”
툭.
“…어?”
슬라임이 맞았다.
정말, 제대로.
HP가 아주 조금 줄었다.
루트는 멍하니 그걸 바라봤다.
“…맞았어?”
그 순간—
툭.
슬라임이 그를 때렸다.
“아 아프네 이거!”
하지만—
이번엔 달랐다.
루트는 도망치지 않았다.
다시 손을 들었다.
---
### ■ 두 번째 시도
“천천히…”
아이스볼이 다시 만들어졌다.
슥—
날아갔다.
이번엔—
휙.
살짝 빗나갔다.
“…아쉽네…”
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.
“아까는 맞았잖아.”
---
### ■ 아주 느린 성장
세 번째.
툭.
네 번째.
휙.
다섯 번째.
툭.
슬라임은 아직 살아 있었지만—
루트의 표정은 달라져 있었다.
“이거… 된다…”
---
### ■ 그리고
“저기…”
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.
루트가 돌아봤다.
하얀 로브의 여성.
잔잔한 눈빛.
“혼자 하세요?”
루트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.
“…네. 근데 잘 못해요.”
그녀는 슬라임과 루트를 번갈아 보더니—
작게 웃었다.
“처음엔 다 그래요.”
“아니요… 저 좀 심한데요…”
“그럼 같이 해요.”
그녀가 말했다.
“저 힐러예요.”
루트는 잠깐 멈췄다.
“…저도 힐러인데요?”
“그럼 더 좋네요.”
그녀가 자연스럽게 답했다.
“안 죽거든요.”
루트는 피식 웃었다.
“…그건 인정.”
---
### ■ 이름
“저는 시아예요.”
“루트입니다.”
짧은 인사.
그리고—
아주 작은 파티가 만들어졌다.
---
### ■ 그날
루트는 결국 슬라임을 잡지 못했다.
하지만—
처음으로 맞췄고,
처음으로 버텼고,
처음으로 웃었다.
그리고—
“내일도… 할까요?”
시아가 물었다.
루트는 고개를 끄덕였다.
“…네.”
---
아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.
레벨도, 실력도.
하지만—
“시작”은 생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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